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번째 봄이 가을이라 했던가

알록달록 울긋불긋 두번째 봄을 맞은 남한산의 가을은 온통 꽃밭이다.

나무마다 핀 가을 꽃을 구경하기 위해 오늘도 인파로 북적북적

아이들과 오랜만에 남한산성 환경기행에 참가했다. 주제는 역시 단풍이다.

수려한 명산 남한산을 지척에 두고 맘만 먹으면 오를 수 있고 게다가 달마다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체험과 게임을 곁들인 자연 현장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지.....

아이들은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고 만지고 생생하게 들으면서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이 주는 혜택을 온몸으로 느낀다.

 단풍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색색깔 이쁜 단풍들을 모아서 하얀 천 위에 펼쳐보고  각자 원하는 모양으로 나누어 보기도 하고 낙엽가루로 개성만점 엽서도 직접 만들고 색이 다른 단풍카드로 팀을 나누어 뒤집기 게임도 하면서 단풍과 낙엽이 그저 감상용이 아닌 재미난 놀이로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듬뿍 받은 셈이다.

나무는 혹한을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서 떨켜를 만들어 낙엽을 만든다고 한다. 영양 손실을 최대한 막기위한 그들만의 치열한 생존전략 산물이지만  떨구어 내기전에 잎들의 화려한 퇴장식이자 색잔치가 바로 단풍인 것이다.

평범했던 초록의 일상에선 전혀 알지 못했던  자신이 가진 본연의 색을 오묘하면서도 최대한 화려하게 눈부시게 드러내고 있는 단풍들을 보면서 마치 신기한 색마술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다.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나무가 없듯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계절이 말해주듯 사람도 시간이 말해준다고. 드러나는 때가 다를 뿐 모두 다른 자신의 색을 지녔노라고 그래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노란 은행나무 생강나무 플라타너스 ....

갈빛 느티나무 밤나무 참나무 계수나무...

붉은 담쟁이 단당풍 화살나무 ....

엽록 초록빛을 지우고 화장을 하듯 마음껏 치장을 했던 나뭇잎들은 색도 색이지만 계수나무처럼 달콤한 향내까지 풍기고

바람에 눈발처럼 우두두 날리기도 하면서 두시간이 언제 갔는지도 모를만큼 아이들에게 멋진 가을 추억여행을 선물했다.

내년에도 이처럼 멋진 환경기행을 계속하고 싶다.

자연이 친구라는 것을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아이들은 흙을 밟고 물소리를 듣고 나무를 만지고 곤충을 보면서 또 꽃내음을 맡고 계절마다 숲이 주는 기운을 느끼면서 시나브로 자연이 언제가는 자신의 일부임을 깨닫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작은 욕심을 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