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린이 엄마 이미경입니다.

체험후기를 모집하신다기에 서툰 글이지만 그동안의 느낌점들을 몇글자 적어 봤습니다. 글을 통해서도 말씀 드리겠지만,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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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을 좋아한다

결혼전서부터 산에 다니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리고 아이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그 좋아하던 산을 멀리했다. 아이가 걸어다니면 업고라도 가리라...다짐했던 마음은 아이가 8살이 되고서야 실행에 옮겨졌다. 산행이라고 해봐야 고작 트래킹 정도지만...^^;

--환경꿈틀이와 만나다

처음 시작은 집근처 수정도서관에서 주관하는 환경프로그램에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 부터였다. 거기서 10여년 만에 친구를 우연히 만났고 친구를 통해 환경꿈틀이 주말탐사반 체험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한번 두번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벌써 두계절이 훌쩍 지나갔다. 일주일만에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 아침이지만 허둥지둥 약속 시간에 어찌어찌 도착하고 나면 갑자기 없던 에너지가 생겨나는 것 같다.

--즐거운 추억 만들기

직장맘인 내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주말 프로그램은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모른다. 바쁘다는 이유로 주중에 소홀했던 아이와 나에게 주는 보상같은 그런거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또 얼마나 즐겁던가! 인솔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은 모두가 새롭고 재미있다.  나뭇잎 비벼 향긋한 냄새 맞고, 도둠놈의 갈고리를 찾아 옷에 붙이고, 애기똥풀을 꺾어 손톱을 꾸미고, 도토리로 팽이를 만들어 놀고, 계수나무 곁에서 달달한 솜사탕 향도 맞고, 예쁜 공주 드레스를 생각나게 하는 노랑 망태버섯을 만나기도 하고, 어쩌다 만나는 산감이나 산딸나무 열매의 맛엔 또 한번 감동한다. 나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앞산 뒷산에서 이렇게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다.

나무이름에 따라온 사연은 또 어떠한가! 열매가 팽~하고 날아가 그 이름이 붙여진 팽나무, 여태 아카시아로 알고 있던 나무이름이 실은 아카시인데 이유인 즉 나뭇가지에 매서운 까시를 보고 "아! 까시"라고해서 아카시가 되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기억난다. 계절변화에 단풍과 낙엽의 원리를 배웠고, 룹베로 나무에 기생하는 자그마한 생물들도 관찰하고, 두눈을 부릅뜨고 각종 버섯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때론, 양볼이 불룩하게 도토리를 물고 우리를 바로보던 귀여운 청솔모를 만나는 행운도 있었고, 어느 이름 모를 분이 꾸미셨다는 자그마한 숲정원도 발견했다.

숲 동물의 먹이인 도토리를 주워가지 말아달라는 호소문(?)을 아이들이 직접 글과 그림으로 꾸며 만든 팻말을 나무에 걸어두기도 했고, 얼굴보다 큰 나무잎을 접고 또 접어서 근사한 꽃다발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끼와 버섯과 곤충들에게 자기 한켠을 내어주는 아낌없는 나무 이야기에 뭉클하기도 했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하나 둘 체험하고 기억하고 느껴지는 모든 것이 살아있는 교육이다. 딱딱한 글과 경직된 학교교실이 아닌 숲에서 이루어지니 그야말로 숲속학교의 창의적인 통합교육 현장이 아닌가 싶다.

---변화 그리고, 바램

환경꿈틀이를 만나고부터 일상을 대하는 나의 시선이 달라졌다. 집이나 사무실 근처에서 잠깐씩 산책을 하면서도 전엔 그저 평범한 일상이고 특별할 것 하나 없던 주변 곳곳에서 나뭇잎 하나, 열매 하나, 꽃 한송이, 나비 한마리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료들과 주말지낸 이야기라도 나눌라치면 나는 숲해설가라도 된 듯 신나게 체험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무이름이나 풀이름, 자연의 원리를 이야기하면서 의기양양해 진다.

그리고, 아이와 이야기 소재가 늘어났다. 꼭 숲이 아니어도 동네산책길에 만난 풀하나 나무 하나에서 숲체험 추억들을 줄줄이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여러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그리고, 아이가 자라서도 꽃 한잎 또는 떨어지는 가을 낙엽 한장을 책갈피 삼아 잠시라도 마음 휴식이 되는 감성을 많이 많이 키워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솔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책에서도 찾기 힘든 경험과 이야기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